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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래
전 이야기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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외국인
동료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'I rike
music.'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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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'like'라는
단어를 'rike'로 발음한 것임 // 'r/l' 발음을 혼용해서 사용... 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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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자
그는 즉각적으로 'You rike
music?' 이렇게 끝을 올리며 물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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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Yes,
I rike
music!"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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난
자신있는 어조로 대답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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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자
그는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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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Leally?"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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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'Leally'라는
단어는 'really'라는 단어를 변형한 것임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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놀리듯
재차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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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Yes,
what's the probrem?"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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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'probrem'라는
단어는 'problem'라는 단어를 변형한 것임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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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
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던졌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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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Nothing!"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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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
서둘러 말문을 닫으며 입가에 묘한 웃음을 띠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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며칠
뒤, 식당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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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Hi,
Rike!"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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며칠
전 그 어투였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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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아니,
쟤가 왜 저러나?' 뭔가 찜찜한(?) 느낌이 들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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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Hi."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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건성으로
건네는 듯한 인사말에 그가 빈정거리는 어투로 재차 말을 건넸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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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Hi,
Rike.
How are you?"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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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So
so."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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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
그의 그런 어투를 무시하듯 받아넘겼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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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왜
쟤가 자꾸 'like'라고 하지?' 난 왠지 놀리는 어투에 심기가 불편해 서둘러
자리를 피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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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
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마친 뒤 숙소로 향해 가고있는데, 뒤에서 그가
또 큰 소리로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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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Hey,
Rike!"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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말끝을
한층 강하게 올려 던지는 어투가 나를 놀리는 것이 분명했지만 그 이유를 전혀 알
길 없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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//
영어 'hey'란 단어가 그토록 경멸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다니... // 한글에
'어이'도 그런 느낌?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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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
난 사실 그 후로도 r/l 발음을 혼용해서 사용하곤 했고, 그럴 적마다 그는 애써
되묻곤 했다 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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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
그 당시엔 그것이 왜 그리도 싫던지... 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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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
놀림을 당하고 몇 년이 지났을까?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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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동안
잊고만 지냈던 ' like'에 기억이 어느 날 문득, radio에서 모 진행자가
팝 가수 'Bob Marley'를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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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어로
'밥 말리'인데 이를 '밥 마리'로 읽는다며 한 팝 해설가를 다그치는 상황이 벌어졌을
때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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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아~,
그래서 그랬었구나!'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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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때서야 나는 오래 전에 그가 왜 그토록 'rike'라며 나를 놀려댔는지 비로소
알게되었다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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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
지금와서 돌이켜보면 그 때 그가 지적해준 것이 참 고마운 것이었는데... 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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